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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전문체육 ]

젖산의 축적원인은 산소부족 때문일까?


                                                                         글 / 서상훈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 부교수)

젖산은 고강도 운동 중에 활동근의 산소 부족으로 인한 해당작용 촉진의 결과로 생성이 증가
하여 수축근과 혈액에 축적된다고 오랫동안 믿어져왔다. 하지만 젖산생성과 축적에 대한 이러한
이해는 최근 사람과 동물을 모델로 한 여러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의해 수정되게 된다. 즉,
운동 중 젖산의 생성은 산소 부족과 관련이 없고, 젖산의 축적은 생성률과 이용률의 차이, 즉
젖산의 동역학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Depocas와 그의 동료들은 1969년 개를 모델로 휴식과 안정 상태에서 운동 중에 젖산 안정동
위원소 추적체([U-13C])를 투여하여 전신 젖산대사를 조사한 연구에서 주요한 결과를 보고
하였는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12시간 공복 후 휴식 상태에서도 젖산이 생성되고 이용
된다는 것이다. 둘째, 휴식 중에 생성된 젖산의 50%가 산화로 제거된다는 것이다. 셋째, 비록
안정 상태에서 운동 중 혈중 젖산 농도의 변화가 크지는 않지만 운동 중 젖산의 동역학, 즉
생성률과 이용률은 휴식 상태에 비해 증가한다는 것이다. 넷째, 운동 중에는 산화로 제거되는
젖산이 75%로 증가된다는 것이다. 다섯째, 운동 중 생성된 젖산의 10-25%가 코리 사이클
(Cori Cycle)에 의해  글루코스로 전환(되어 제거)된다는 것이다.               

1968년에 죱시스(Jobsis)와 스테인스비(Stainsby), 그리고 1984년에 코네트(Connett)와 그의
동료들은 활동근에서 젖산이 방출되는 동안 활동근은 임계(critical) 산소분압(마이토콘드리아가
최대호흡율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산소 분압, 1 torr) 이상을 유지한다는 실험 결과를 보고
하였다. 또한 리차드슨(Richardson)과 그의 동료들은 1999년에 휴식과 점진적인 최대운동 중
세포내 산소분압과 순 젖산 방출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고하였다. 연구 결과를 요약해 보면,
해수면에서 휴식 중 건강한 피험자에 대한 근육 산소분압은 약 40 torr 이고, 운동 시작 후 최대
산소소비량의 50%에 해당하는 운동강도에 이르기까지 근육세포내의 산소분압은 약 4 torr까지
 급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그 이후 운동 강도가 증가하여 최대에 도달할 때 까지도 근육 세포내의
산소분압은 마이토콘드리아의 임계 산소분압(1 torr) 이상으로 잘 유지되었다. 근육의 젖산은 근육
세포내의 산소분압과는 관계없이 방출되었는데, 휴식과 최대산소소비량의 65%에 상응하는 운동
강도에 이르기까지는 소량의 젖산이 방출되었고, 최대산소소비량의 65%에 상응하는 운동 강도
이상에서는 동맥에서 에피네프린이라는 호르몬 농도의 증가와 함께 근육 젖산의 방출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산소 부족이 젖산의 생성과 축적에 기인한다는 기존의 이해를 반박하는 또 하나의 예가 바로 젖산
역설(lactate paradox)이다. 젖산 역설은 고지대의 저산소 환경으로의 갑작스런 노출과 일정기간
적응 후 동일한 절대강도 운동 중에 젖산 농도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즉, 동일한 저산소 자극에
대해서 동일한 산소 소비와 운반을 수반하는 운동 중에 고지대의 저산소 환경에서 일정기간 적응
후의 젖산 농도가 낮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연구 결과는 젖산이 산소 부족과는 관계없이 생성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최근에도
브룩스(Brooks)와 그의 동료들은 사람과 동물모델을 이용하여 젖산은 산소가 충분한 유산소 상황
하에서 계속해서 생성되고 이용된다는 많은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혈중 젖산의 농도는 산소
부족이 아닌 젖산의 동역학, 즉 생성률과 이용률의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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