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병준(인하대학교 교수)
세계 최고의 여자 축구선수로 인정받는 미아 햄은 명언을 남겼다.
“연습(practicing)과 훈련(training)은 다르다. 연습은 자신에게 부족한 동작을
숙달시키는 것을 말한다. 훈련을 할 때에는 집중력과 긴장감이 최고에 달한다.”
프랙티스(연습)와 트레이닝(훈련)을 명확하게 구분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연습(practice)과 훈련(training)을 이론적으로 구분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는 연습과 훈련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고자 한다.
평소에 연습을 할 때에는 대체로 익숙한 환경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동작을 반복한다.
실수에 대한 부담감이나 압박감은 크게 느끼지 않는다. 이런 ‘연습’만으로 평소 연습시간을 채운다면
시합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워진다. 그 이유는 연습의 조건과 시합의 조건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조건이 같을수록 전이(transfer)의 효과가 높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시합의 환경을 살펴보자
시합 상황은 연습 상황과는 다른 낯선 환경이며, 긴장감과 압박감이 고조된다. 실수에 대한
부담감도 높다. 연습 때에는 겪지 못한 인지적, 정서적인 반응도 나타난다.
연습 때의 상황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진다. ‘연습형’ 선수는 시합의 압박감을
의도적으로 회피한 상태에서 연습을 한다.
시합에서 느끼는 압박감을 고려하지 않고 하는 연습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연습만으로
시합에 대비가 되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연습을 더 늘렸는데 시합에서 오히려 불안해지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미아 햄과 같은 ‘시합형’ 선수의 마음가짐을 배워야 한다.
‘시합형’ 선수는 평소 연습에 ‘훈련(training)’ 개념을 포함시켜야 한다. 훈련이란 시합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모두 쏟아 붓는 것을 말한다. 시합에서 실력을 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시합의 조건과 유사한 상황에서 준비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일단 훈련이 시작 되면 시합에서 느끼는 것과 동일한 긴장, 압박감, 두려움이 있어야 한다.
연습, 시합, 훈련의 특징 비교
연습(practice)
시합
훈련(training)
익숙한 장소
친근한 동료
관중없음
미디어 없음
편안한 마음
승패 없음
부족한점 보완 긴장 주는 상태
관중 많음
미디어 있음
긴장감, 부담감
승패 뚜렷함
경기력을 최대화 모든 에너지 활용
긴장감 높임
심상활용
관중, 상대 선수 상상
승패의 구분
동료를 상대선수로 가정
시합에서 할 것을 미리 준비
팀이나 선수들의 평소 연습을 지켜보면 연습과 훈련을 구분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편안한 장소, 편안한 동료, 편안한 환경에서 편한 절차에 따라 일상화된 내용을 반복한다.
편하게 연습하면 시합 때 편하게 취급받는 선수가 되고 만다.
연습 때는 긴장을 안 하지만 시합 때에는 긴장을 많이 한다면 연습에 의존해 왔기 때문이다.
연습은 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반복 숙달하는 것으로만 생각해야 한다.
시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준비하는 훈련과는 다른 것이다.
자신의 연습 방식이 연습에 가까운지 훈련에 가까운지를 점검해 보자.
연습과 훈련의 비율을 찾아보면 된다. 연습의 비중이 100%에 가깝고, 훈련의 비중이 0%에 가깝다면
시합 때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연습의 비중을 줄이고 훈련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연습과 훈련의 비율을 70:30으로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 보자. 연습도 필요하지만 어느 시점에
훈련으로 스위치를 바꿔야 한다. 훈련이 시작되면 긴장감이 느껴지고, 실제 시합에서와 유사한 감정과
생각을 떠올리고 시합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준비한다.
연습과 훈련은 다르다. 연습은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편안한 상태에서
동작을 반복하는 것으로 생각하자. 훈련은 시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미리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여기자. 따라서 훈련이 시작되면 모든 감정과 생각의 스위치는 시합모드로 전환 된다.
연습만으로 시합에 대비한다는 생각은 바꿔야 한다. 연습은 편하게 할 수 있겠지만 시합에서는
편안함이 허락되지 않는다. 시합을 하는 것과 유사한 마음가짐이 요구되는 훈련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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