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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전문체육 ]

역도는 힘으로 들까? 기술로 들까?

                                                                                               글 / 전병관 (대한체육회 전임지도자)


인간은 자신의 몸무게 3배가 넘는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정설이지만, 1988년
서울올림픽 역도 60kg급에 출전한 터키의 슐레이마노글루 선수는 자신 몸무게의 세배하고도 10kg
더 무거운 190kg의 무게를 들어 올리며 전 세계인의 주목을 끌었다. 그렇다면 슐레이마노글루
선수는 어떻게 불가능하다는 무게를 들어 올리는 것이 가능했을까?

 
그동안 역도는 힘으로 대변되는 경기로 인식되어 왔으나, 기술적인 측면의 영향이 매우 크게
작용하는 종목으로서 크게 신체적, 기술적, 환경적, 심리적요인 등의 매우 복잡한 요인에 의하여
경기력이 결정된다. 여러 가지 요인 중에서 기술적측면의 요인을 살펴보면, 지도자가 일선에서
선수의 기록향상에 가장 크게 중점을 두고 개선하기 위해 연구,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 중심에
관한 것이다.

역도에서 중심이 중요시 되는 이유는 선수가 바벨을 들어 올릴 때 바벨을 신체의 전후,
좌우중심에 가깝게 들어 올릴수록 보다 큰 근육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즉, 신체중심에 바벨이
가까울수록 효율적으로 더 많은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신체중심에 가깝게 바벨을 들어올리기 위해서는 먼저 선수의 자세가 효율적이고 균형 잡혀
있어야 된다. 그리고 선수가 착용하고 있는 역도화의 양쪽 신발의 뒷굽의 높이가 같아야 되며,
평소 연습하는 경기대의 균형이 잘 맞춰져 있어야 한다. 우측 역도화와 좌측역도화의 뒷굽
높이가 단 1mm정도의 차이가 발생되어도 선수의 좌우중심은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역도화의
뒷굽의 높이 차이는 결국, 경기력에 아주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많은 무게를
들어 올리는 역도의 특성상 역도화의 굽 높이는 매우 중요하고 선수의 신체중심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역도화의 뒷굽 좌우균형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선수가 바벨을 들어 올릴 때 뒷굽의 높이 차이에 따라서 신체에 가해지는 중량부하가 달라지는데,
역도화 뒷굽의 높이가 높은 쪽에 더 많은 중량부하가 전달된다. 결국, 중량부하를 많이 받게 되는
쪽의 다리나 손목, 어깨 등은 부상의 위험도 증가되면서 결국 많은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좌우 다리의 최대 근력이 각각 50kg인 선수가 있다고 가정할 때, 이론적으로
이 선수는 100kg을 짊어지고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측 역도화의 뒷굽 높이가 좌측
역도화의 뒷굽 높이보다 높은 역도화를 착용하고 들어 올린다고 가정할 때는 다른 결과가 생길
수 있다. 즉, 뒷굽의 높이가 다른 역도화를 착용하고 들어 올리게 되면 높은 쪽의 뒷굽(우측 다리)에
더 많은 중량부하를 받게 되는데 이때, 좌측다리에 받는 중량부하를 45%로 가정하고 우측다리에
받는 중량부하를 55%로 가정하면, 선수가 95kg을 짊어지고 일어날 때, 우측다리의 중량부하는
최대근력인 50kg을 넘어서는 52.25kg의 중량부하를 받게 되어 일어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좌측다리의 중량부하는 42.75kg으로 아직 최대근력(50kg)에 다다르지 않은 상태이지만
우측 다리는 이미 최대근력(50kg)을 넘어서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어서는 동작을 실패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역도국가대표선수들의 신체 좌우중심을 테스트해 본 결과, 많은 선수들의 좌우중심(균형)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현재 시판되는 역도화의 좌,우 굽 높이도 미세하지만 차이가
나는 제품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선수가 필수적으로
착용하는 장비인 역도화의 제조 시 좀 더 세밀하고 과학적인 측면의 제품제조 및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며, 균형 잡힌
연습대 에서의 훈련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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