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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스포츠 정신’을 위협하는 ‘판도라의 상자’

글 / 김선우(스포츠둥지 기자단)


사회가 점차 발전할수록 사람들의 관심사 또한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서도 변하지 않는 인기를 지키고 있는 것. 바로 스포츠이다. 월드컵, 올림픽 등 메가스포츠 이벤트가 열릴 때면 전 세계가 주목한다. 또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과 성을 다해 응원을 하는 등 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로 거리응원 문화가 형성되는 등 새로운 문화가 자리 잡은 것은 바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스포츠 사랑을 한 눈에 보여준다. 스포츠는 비단 체육의 개념을 벗어나 외교로도 활용이 되면서 다양하게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의 유치가 바로 그런 일환이리라.


이처럼 많은 이들이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각본 없는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는 아무도 결과를 알 수 없는 스포츠만의 묘한 매력 때문이다. 그렇기에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응원이 이루어지고 경기 결과에 따라 희로애락(喜怒哀樂) 또한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스포츠의 진실성에 대해 찬물을 끼얹는 일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바로 많은 이들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고 온 ‘승부조작’이다. 프로축구 승부조작을 시작으로 야구, 배구에까지 승부조작이 적발되어 스포츠팬들의 실망감을 날로 커져갔다. 브로커들의 검은 손과 이들과 맞잡은 관계자(선수, 감독 등)들로 인해 우리는 ‘각본 있는 드라마’를 보게 된 것이다. 불법 사설 스포츠 토토로 인해 스포츠 경기가 악용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 승부조작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최근 프로농구에서 승부조작이 발견되었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4대 스포츠’라 불리는 ‘축구, 야구, 배구, 농구’ 에서 모두 승부조작이 발생하였다.

  

스포츠 경기 관람 중인 팬들의 모습 ⓒimagebase

  

스포츠팬들은 이들의 검은 장난에 많은 실망감과 적잖은 상처를 받았다. 그러나 스포츠팬들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 한 번의 승부조작이 발생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의 스포츠, ‘씨름’에서다. 4대 스포츠를 넘어 우리나라의 자존심인 ‘씨름’까지 악마의 손길이 뻗쳤다. ‘양보 씨름’이라는 아이러니한 방식이다. 기량이 좋은 선수가 오랜 기간 대회 성적을 내지 못한 선수에게 경기를 져주는 형태다. 이러한 양보씨름은 오랜 기간 씨름계에 만연해 있던 악습이라고 한다. ‘양보씨름’이라는 단어로 미화되었지만 이는 엄연히 ‘승부조작’이다. 


이에 대해 팬들이 실망을 넘어 걱정을 하고 있는 이유는 선수가 승부조작의 당사자였던 축구, 야구, 배구를 넘어 농구에서는 감독이, 씨름에서는 선수 뿐 아니라 씨름계 관계자도 연루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스포츠 전체에 승부조작이 독약처럼 퍼져나가고 있다.


이 검은 폭풍들로 인해 각 협회에서는 선수들에게 승부조작 방지 교육을 하고, 승부조작 방지를 위한 ‘클린스포츠 통합콜센터’, ‘클린 바스켓 센터’ 등을 운영하며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사‘후(後)’처리가 아닌 사‘전(前)’방지라는 것이다. 스포츠의 사전적 정의는 ‘경쟁과 유희성을 가진 신체운동 경기의 총칭’을 뜻한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은 진실 된 ‘경쟁’과 짜여 지지 않은 ‘유희성’을 열망하고 있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가 아닐까. 더구나 우리나라는 올해 ‘2014 인천아시안게임’을, 내년에는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의 개최를 앞두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스포츠의 순수성과 스포츠 정신을 해하는 ‘승부조작’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서는 안 된다.


ⓒ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