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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대한민국 체육교육의 축제를 꿈꾸는 사람들

 

글/ 최진경(스포츠둥지 기자)

 

 

길을 지나다가 텅 빈 놀이터나 학교 운동장을 볼 때면 가끔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오른다.

체육시간이 모자라서 10분 쉬는 시간조차도 득달같이 운동장으로 뛰쳐나와 스포츠를 즐기고 학교가 끝나기 무섭게 또 놀이터나 운동장에 삼삼오오 모여들어 뛰어 놀았다. 학교 시절은 아마 많은 사람들이 같이 ‘응답할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이런 추억을 같이 공유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체육활동은 비단 추억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교육적인 차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정행 대한체육회 회장이 취임하면서 크게 중점을 둔 것이 학교체육이다. 김 회장은 체육활동이 비단 신체의 단련뿐만 아니라 소통하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몸에 익히는 등 정서함양에 지대한 공헌을 한다는 점을 역설하면서 학교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이 체육활동을 통해서 개선되길 소망했다.

 

이러한 김 회장의 바람을 제 1선에서 몸소 실천하며 대한민국 체육교육의 미래를 위해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경기도 중등체육과 좋은체육수업나눔연구회는 2005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단체다. 학생들이 체육시간을 즐거워하고 나아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체육수업을 받게 하고자 하는 일념으로 뭉친 경기도지역의 현역 교사들이 속한 작은 단체였지만 이제는 타 지역의 체육교사, 스포츠강사까지 총 1200명의 회원으로 이루어진 전국 단위의 연구회의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1회 갈라쇼에 참석한 연구회 사람들 최진경

 

 

우리나라 학교체육의 보석 같은 존재인 이 연구회는 지난 12월 14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동성중학교에서 한 해의 성과를 정리하고 발표하는 올 해 두 번째 갈라쇼를 가졌다. 행사는 오전 8시 30분부터 시작했는데 시간을 맞추기 위해 새벽 KTX를 타고 지방에서 올라온 교사도 있을 정도로 열정이 대단했다. 이런 열정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발표자들이 준비한 내용도 알차게 꾸며졌다.

 

갈라쇼 1부, 2013년 연구 활동 보고회, 갈라쇼 2부의 순으로 진행된 행사는 먼저 현직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이정석, 손지영 두 교사가 단상에 올랐다. 각각 배구와 제기차기라는 기본적인 종목을 이론수업의 핸드폰 어플리케이션의 활용, 제기차기가 어려운 여학생을 위한 고무줄을 연결한 제기차기 등, 창의적인 교습방법을 소개하고 실제로 어떤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는지 발표했다. 특히 손지영 교사는 올 해 처음으로 부임하여 지난 1년간 연구회 선배교사와 멘토 관계를 맺었다. 이를 통해서 얻은 조언을 바탕으로 1학기보다 2학기에 월등하게 진일보한 체육수업 실천 사례를 발표하여 참석자들의 극찬을 받았다.

 

 

제기차기 교습방법에 대해서 발표중인 손지영 교사 최진경

 

 

두 발표 이외에도 여러 현직 교사들이 다양한 종목,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체육을 가르치는 방법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가 단순히 체육 교습방법을 다룬 것만은 아니었다. 정광윤 경기체육고등학교 교감은 학교에서 이뤄지는 체육을 넘어서 재능기부를 통한 지역사회 청소년 건강교실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 발표했다.

 

정 교감은 이를 통해서 학생의 건강은 물론이고 다른 교육적인 효과나 비인기 종목 학생선수 증가 같은 다른 효과도 있었음을 발표하여 참석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최경자 보라중학교 교장은 학생들을 위한 발표가 아닌 교사들을 위해서 ‘체육교사로 행복한 삶 살기’라는 주제로 특강을 준비해서 참석한 많은 체육교사들을 격려하였다.

 

참석자들은 다양한 주제와 관점으로 체육수업을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행사의 기획자이자 사회를 맡은 부천 상동고등학교 이태구 교사 는 “행사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발표입니다. 우선 주제가 겹치지 않도록 사전에 조율을 합니다. 발표자 선정도 경기도뿐만 아니라 수도권 전역에서 수업 잘하신다고 소문난 교사들을 모시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며 그 결과 행사 후 평가서에서도 항상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날 행사의 이름은 흔히 쓰이는 세미나나, 발표회가 아닌 ‘축제’라는 의미의 갈라쇼였다. 그 이유는 현장의 분위기에서 찾을 수 있었다. 같은 목적을 가지고 모인 여러 교사, 강사들은 발표에 집중하는 한편, 끊임없이 서로의 의견과 정보를 교환하면서 현장을 활기차게 만들었다. 이들이 벌이는 ‘축제’가 더욱 성대해져서 대한민국 체육교육을 모두가 즐기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를 기대한다.

 

 

축제의 주역들 최진경

 

 

 

※ 좋은체육수업나눔연구회 카페 주소

http://cafe.daum.net/goodpec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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